2009년 7월 12일 일요일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시는 어르신. 이런건 조금 곤란하다.


매주 성남 은행동에 다문화 가정 봉사활동에 갑니다.
그 날은 이번 봉사활동의 마지막 방문으로 몽골에서 온 저의 멘토에게 처음 만났던 패스트푸드점(L사, 이하 'L데리아'로 표기)에서 맛있는 것을 사주리라 마음을 먹었습니다. 예전에 그 'L데리아'에 방문 하였을 때에도 유난히 제가 가본 패스트 푸드점보다 정신없고 지저분했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지지도 않았지만서도 솔직히 말해서 어느 시골 이름 없는 패스트 푸드점에 온 듯 하였습니다.

주문은 50-60대 정도 되보이는 할머니께서 받으셨는데 처음엔 '그래 요즘엔 어르신들도 저렇게 일을 하시는 것도 나쁘진 않지' 정도만 생각했습니다.

사실 그 할머니정도 되보이는 그 분께서는 일하시는 모습이 매우 서툴었습니다. 카드 기기가 고장이 났는지 이리저리 전화도 하시고, 쉴새 없이 쏟아지는 주문에, 그리고 노안 때문에 영수증을 잘 못읽으시는 것 같아 보기 참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제 주문차례가 왔습니다. 저는 평소 제가 좋아 하던 한우불고기세트를 시켰습니다. 제일 비싼 거더군요.. 6천9백원..(당최 패스트 푸드점의 단점이 어디로 간거지.. 넘 비싸..) 그리고 저의 멘토는 신리브버거세트. 처음에 주문할 때 혹시 할인카드가 있나 싶어 둘러 보았는데요, 아무리 찾아보아도 할인 카드를 표기한 어떠한 문구나 홍보물이 없어 걍 주문 했습니다. 그 할머니 직원분께서는(직원들은 그 분을 이사님이라고 부르데요..) 제 카드로 한 번 긁으시더니(긁고 바로 결제 문자 왔습니다) 이 기계가 이상하다며 다시 긁으려고 하는 겁니다. 그 때 바로 제가 결재 됐다고 말씀 드렸죠.. 지불을 두 번 할 뻔 했습니다. 이 때부터 이상했더랬죠.



보통 제가 가던 'L데리아'에서는 대기표를 둥근 타원 모양으로 된 진동으로 알려주는 그런 최첨단 대기표를 주었습니다.(요즘 콩다방에서도 그런...) 웬걸.. 여기는 수 십명도 더 사용했을 법한 1회용 종이 수저에 번호를 쓰고 쓱 건내주는 겁니다.. 그걸 들고 서있자니 참.... 왠지 제가 초라해 보이더군요(도대체 왜 이런 서비스를??)

그 1회용 종이수저 대기표를 들고 한 15분 기다렸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몇 몇 사람을 보자니, TTL카드로 할인을 받는 겁니다..;; 이런.. 그래서 저도 그 할머니 직원분께 가서 말씀드렸죠.


"저기 제가 아까 세트 2개 카드로 결제 했는데요, TTL카드 할인 몰랐거든요, 취소하시고 다시 할인 해주시면 안될까요?
"에이~ 나 그런거 못해 여기 그런거 할 사람 없어~"
"네? 아뇨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되는데.. 저는 할인 받을 수 있는지 몰랐어요 아무것도 써있는게 몰라서.. 간단한건데.. 할머니 못하시면 다른분께 시켜주세요. 번거롭게 해서 죄송해요"
"나 그런거 못혀~ 여기 그거 할 사람 없어~ 그런거 못해. 그리고 그거 300~400원 할인 받아서 뭐.. 여기 다음에 점장오면 그 때해. 다음에 와서해요 다음에~"


참 황당했더랬죠. 직원분이 결제 취소하고 다시 하는거 못하니까 다음에 점장 있으면 그 때 영수증 가지고 다시 오랍니다. 그리고 중요한건 제가 한 만2천원 좀 안되게 샀는데, 3~4백원 할인 받아서 뭐하냐는 식으로 말씀하신건.. 정말 실수하신 것 같습니다. 제가 알기론 천원당 100원 할인인데 그날 1100원 정도 할인도 못받고 기분도 더러워졌었죠.

우여곡절끝에 세트를 받고 테이블에 앉아 저의 멘토와 마지막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영어 단어 시험을 보고 독후감 지도도 하고 그리고 이것저것 수다도 떨었습니다. 방학을 해서 다음날 몽골 할머니댁에 놀러 간다는 저의 멘토는 아주 들떠있었죠

"형~ 근데 여기 디게 지저분한 것 같아요"
"왜?"
"여기는요 거미줄도 있어요~~"
"엥??"



오른쪽 전등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정말 성인 등짝만한 거미줄이 있는 겁니다;; 으악... 최악이다..진짜..
햄버거를 받고 자리에 앉기전 테이블도 상당히 지저분해있었습니다. 땅바닥엔 양배추가 떨어져서 치워지지도 않은채 그대로 있었고, 의자는 빵 부스러기에다가 테이블은 햄버거 소스가.. 당최 이 'L데리아' 양지점에서는 청소도 제대로 안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찰라에 거미줄이 보였고, 그 거미줄은 한 두군데가 있던게 아이였더군요.
그래서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그냥 제가 기분나빠해야 할것이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폰카로 찍었쬬. 제가 이걸 찍고 'L데리아'본사에 정확히 전달하고 항의하는 것이 저 뿐만 아니라 이쪽 지역 소비자들의 주권을 지킬 올바른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평소 2달에 1번쯤 패스트 푸드점을 방문합니다. 그리고 'L데리아'는 제가 제일 자주 가는 곳 중 한 곳이지요. 다양한 매장을 방문합니다만 제일 서비스가 좋은(점별로 서비스-맛, 친절, 환경 등-의 편차가 크지 않다는 것이 저의 기준) 곳은 외국의 M도날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L데리아'도 지금까지 저의 기대를 크게 져버린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 완전 그 기준이 깨져버렸죠. 매장별로 맛과 서비스가 차이가 난다는 것은 어느정도 알고 있었지만, 오늘 'L데리아'양지점처럼 최악의 경우는 결코 당해본적이 없었으니까요.

환경이 더럽고, 서비스가 개떡같아서 그런걸까요. 그 날 먹은 한우불고기세트는 마치 땅에 떨어진 아까 그 양배추와 천정에 매달린 여러 거미줄이 저의 버거속에 섞여 절 괴롭히는 것 같았습니다. 덕분에 저의 입맛을 떨어졌고, 6개월여간의 다문화가정 봉사활동의 마지막 하루도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저는 그 'L데리아'를 나서며 영수증을 꼭 챙겨왔습니다. 다음에 방문하여 TTL할인을 받으려고 말이죠. 하지만 저의 집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그 'L데리아'까지 갈지는 미지수 이네요.

마지막으로 전 나이드신 그 어르신 직원분을 탓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분이 그 'L데리아'양지점의 오너이던 파트타임으로 일하시는 분이던 책임은 그 가게를 운영하는 관리자와 그 관리자를 관리하는 본사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애초에 정신없이 빨리 돌아가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일 할 수 없는(꼭 나이 드신분이 아니더라도) 분을 고용하여 전체적인 업무 흐름에 안좋은 영향을 끼친다면 고용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나이를 떠나.. 눈이 아주 나쁜 분에게, 카드 계산 방법을 할 수 없는 그런 사람에게  카운터를 맡기는 건 그 분에게도, 그 분을 대하는 고객에게도 서로 안좋다는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2 개의 댓글:

  1. 성남사시는군요. 저도 성남사는데...

    답글삭제
  2. @봉구동구 - 2009/07/15 13:39
    앗.. 아닙니다. 전 서울에 삽니다. 성남으로 봉사활동을 간 것입니다^^

    답글삭제